제목 : 그 숲은
보슬비처럼 벚꽃잎 흩날리던 봄날 장엄한 성탄 트리 반짝이던 연말 언더우드 동상 앞에서
사진 찍던 어렸던 아이들
어느새 자라
대학생 되어 붉고 노란 낙엽들 함께 밟았던 산책의 숲
그 숲은 노천극장의 노래소리
함성소리 까치의 날개 소리
듣고 품은 낭만의 숲
그 숲은 그 언제였나 백양로 분주한 장터 비껴 도란도란
부추전 부치고 김밥 만들었던
축제의 숲
그 숲은 안산 자락길 오르내리는 나그네들 숨가쁜 발걸음 잠시 쉬며 누군가 시작한 돌탑 위
또 다른 누군가 돌멩이 하나 올려놓는
휴식의 숲
그 숲은 주위의 동산들 하나 둘 깍여지고 새로운 건물들 들어설 때 흙먼지 들이마시고 초록 산소 아낌없이 뿜어내준 정화의 숲
그 숲은 싱그런 초가을 햇살 아래 까치의 찬양 소리
가지 끝 나는듯한 청솔모의 춤 실개울 물소리 반주로 온라인 비대면 예배를 드린 순례의 숲
그 숲은 청명한 휴일 아침
초록 아이비 덩쿨
붉어지기 시작한 연희관 지나
선선한 바위 벤치에 앉은 희끗희끗 중년의 남편 다사다난한 이야기 상자 속에 담긴
추억의 숲
그 숲의
이름은 청송대
그 솔바람 소리 그 푸르름
오래 오래도록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