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그리고 청송대)))
집콕추석 나흘째인 토요일 신촌소재 모교를 찾았고 불현듯 추석과 학교내 학생쉼터 청송대가 발음상 너무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대학동문이면서 늘 학창시절 정문만 이용했는데 오늘은 동문통해 청송대를 찾았습니다. 동문으로서 제대로 역할했다는 뚱딴지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학창시절 몰랐던 한 가지 사실이 청송대라는 아늑한 학생 쉼터 "청" 이란 한자가 푸를 청(靑) 아닌 "들을 청(聽)" 을 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聞而不聽, 見而不視란 말이 이때처럼 실감난적 없었고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을 보고도 보지 못하고 듣고도 듣지 못하며 살아감을 알았습니다.
어느 분 네이밍인지 알 길 없었지만 소나무(松) 소리 를 들을 수(廳) 있을 정도의 열린마음과 막귀아닌 절대음감의 소유자임이 틀림없으리라 여겼습니다.
청송대 찾는 이에게 정답게 말거는 나무, 투덜대는 나무, 드물긴해도 새와 함께 노래하는 나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송대가 있는 모교가 참 좋았습니다.
우리가 때론 청송대같은 숲찾아 때묻지 않은 자연의 속살을 더듬어야 하는 이유는 인생을 일부보다 전부 를 주인정신으로 살기 위함입니다.
또한 자연의 섭리가 가르치는 본령을 살아가기 위함 이며 이는 저 하늘이 부르는 순간 "내 삶이 헛됐다" 는 만수지탄을 피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