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전. 대학원 시절 오후 수업 중, 교수님께서 날씨도 좋은데 청송대 테이블에서 수업을 제안하셨다. 푸르른 봄날의 청송대는 알맞은 온도와 바람이 부는 곳이다.
10명 내외의 학생들을 앉을만한 테이블을 찾고 있던 중, 알맞은 자리를 찾아내었다. 하지만 이미 그 자리엔 2~3명의 학생들이 평화롭고 편안하게 책을 읽고 있었다.
교수님과 학생들은 저 자리면 딱 좋은데...하며 안타깝지만 다른 자리를 찾고 있었다. 우리 학생들 중에 수녀님이 한분 계셨다. 항상 인지한 미소를 갖고 계셨으며, 항상 본인보다 어린동기생들에게 뭐든지 양보하시고 챙겨주시는 분이셨다.
우리는 자리를 찾아 주변을 다시 살피고 있었다. 아니 근데! 아쉬움이 남았던 그 자리에 수녀님께서 평화롭게 앉아계시면 우리를 인자한 목소리로 부르셨다.
이미 앉아있던 학생들의 뒷모습은 그닥 평화롭지는 못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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